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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가인터뷰

- ‘얼룩덜룩 발자국’ 변지인 작가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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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가인터뷰

“생각은 했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했던 걸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시작한 것 같아요!”
- ‘얼룩덜룩 발자국’ 변지인 작가-

‘얼룩덜룩 발자국’ 변지인

  • 1987년에 태어나,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. 대표 일러스트작으로는 <야광도깨비>, <이상한 나라의 앨리스> 등이 있습니다.
    증강현실 동화책 <얼룩덜룩 발자국>은 작가의 첫 창작동화입니다.
  • 일러스트-액자들고가는 나와 곰순

계기

  • 처음엔 공간디자인(무대디자인, 전시기획, 팝업스토어)쪽에서 일을 했어요. 컴퓨터 앞이 아닌 현장에서의 경험과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 좋았어요. 하지만 작업 이후, 아쉬움도 많이 남았어요. ​
    공간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열정을 요구됩니다.​

    하지만 오랜 시간과 비용, 사람들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공간들도 결국 그 특성상 행사(또는 전시)가 끝나면 바로 철거하고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.​

    그 과정에서 견뎌야 했던 상실감 또는 안타까움이 저를 다른 길로 인도하게 되는 개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. ​
    하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‘딱- 이거 해야지!’하는 명확한 목적 또는 방향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. 학창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그래서 시간이 날때마다 화실에 들려서 그림을 그렸을 뿐이었죠. 화실에 있는 동안은 그 시간 그 과정은 지금 회상해도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. ​

    더구나 제가 그림동화를 만들거라고는 생각치도 못했었죠. 간혹 누군가가 제 그림을 보며 “동화책 일러스트레이터는 어때? 잘 어울릴 것 같은데?” 하면 거부감이 생길 정도였었으니까요.​
    스스로 동화책은 뻔한 내용을 다루거나 유치할 뿐이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..​

    옛날 동화는 권선징악같이 구분된 내용 밖에 없잖아요? 하지만 화실에서 동화책을 읽게 된 이후, 동화책도 주제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​
    처음에는 유치하고만 생각했던 것들도 결국 책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어요​

  • 일러스트-액자들고가는 나와 곰순

도입

  • 처음 시작은 모아둔 돈으로 그동안 미뤄두었던 여행도 다니고 그리고 싶은 그림을 마음껏 그리면서요. 하지만 잔고가 보이는 순간부터 힘들어 졌어요.

    데뷔를 하면 일을 많이 받아서 할 줄 알았는데 생각처럼 진행되진 않았었죠. ​
    현실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온거죠. 비슷한 시기에 도서정가제를 비롯해 전자책 등과 같은 이슈로 출판 산업이 힘들어지면서 더욱 고민이 많았던 시기가 아니었나 해요.​

    간혹 일이 들어올 때는 급하게 몰려서 들어와서 아쉽게 포기해야 하는 일들이 생기거나 일을 마치고 나면 이번엔 다음 일이 들어오기까지 너무 오랜기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시기도 있었죠.​

    처음에 어려울 때는 왜 했나? 하는 마음도 드는게 사실이었지만 지금은 안정을 찾아서 ‘정말 잘한 것 같다.’하고 생각하게되는 걸 보면 ‘그 힘든 기간이 있어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구나’하는 생각이 들어요​

    지금은 힘들지만 계속 나의 길을 걷다 보면 처음엔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게되고. 더 나아가서는 저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는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. 멀리 보면서 겸손하게 나만의 길을 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.​​

  • 일러스트-액자들고가는 나와 곰순

고난

  • 나의 위치 또는 과정이 보이지않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. ​

    친구들은 일정 시간동안 일을 하면 직급 올라가고, 연봉도 올라가는 것처럼 뭔가가 눈에 보이는데 이일은 그렇지 않거든요. 그럴때마다 친구들은 사회에 정착해나가는 것 처럼 보이는데 정작 저는 계속 혼자인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.​

기억

  • 독립하고 처음 했던 프로젝트가 떠오르네요​.
    같이 일했던 회사에 미안한 마음을 아직까지도 지울 수가 없네요. 스스로 자만했던 시기가 아니었나 해요.​ ​

    ‘난 독립한 나만의 스타일을 갖고 있는 작가야.’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 같아요.

    ‘그 당시에는 왜 그림에 대해 이렇고 저렇고 말을하지?’ 했었어요.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여간 미안한게 아니예요. 그냥 그렇게 그려 드릴 걸하는 마음이예요. 뒤늦게나마 기회가되면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어요 ​ ​

    그때 이후로는 내 개성을 주장하기보다 고객이 원하는 데로 작업해드리는 편이예요. ​
    작품은 저만의 소유물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거잖아요. 혼자하는 예술활동도 아닌데..​
   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겠지만.. 미련을 두기보다 이제부터라도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.​​

홍보

  • 예전에는 '선 그림'이라는 일러스트 사이트에 50장 업로드하는 걸 ‘데뷰한다’라고 했던 것 같아요. 그리고 그림을 사고 파는 거래도 대부분 선그림에서 이루어지곤 했죠.​

    하지만 요즘엔 그라폴리오와 같은 곳이 많이 생겨서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진 것 같아요.​
    물론 최근 그런 마켓들도 대형 포털로 편입되고 있어서 앞으로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전보다는 많이 여건이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예요​